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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각 화별 명대사 모음 (feat. 마흔살 극T 아빠의 감상문 & 문서 공유)

리뷰-리 2025. 4. 2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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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와닿은 폭싹 속았수다 명대사 모음

 

솔직히 처음 포스터만 보았을 때는

그냥 또 뻔한 옛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물이라고 생각해서 별로 관심 없었어요

제목도 폭싹 뭘 속았다는 거야... 사기당했다는 건가?

('매우 수고하셨습니다'를 뜻하는 제주어였을 줄이야...)

그런데 어머니가 그동안  1도 관심 없으시던 넷플릭스 가입을 하시는 거 아니겠어요!?

그렇게 저도 와이프와 함께 정주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ㅎㅎ

 

총 16화 시청을 마친 후 저의 평점은...

(5점 만점)

 

이 정도로 명대사가 많은 작품은 못 본 것 같아요

미생이나, 스토브리그 정도가 명대사 많은 드라마로 떠오르는데요

이 작품들을 모두 뛰어넘을 정도로 방대한 양의 명대사가 들려왔어요

체감상 5분에 한 번씩은 나오는 느낌... ㄷㄷ

이렇게 나무위키로 정리되어 있을 정도로 명대사가 넘쳐납니다

(이것도 다 나오는 건 아니에요...)

 

폭싹 속았수다/명대사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 폭싹 속았수다 〉의 명대사를 정리한 문서이다. 회차별 명대사 1화 조구 애껴 떼

namu.wiki

 

아마 별로 와닿지 않는 대사들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크게 와닿았을 거예요

각 세대별로 모두를 아우르는 대사들이 나온다는 것 또한 정말 놀라웠고요

먼 훗날 다시 본다면 또 다르게 느껴질 작품이 분명합니다

 

극 전체를 아우르는 제대로 된 악역 하나 없이 이렇게 재미있는 드라마가 있었나 싶어요 

(완전히 없다는 건 아니지만...)

 

또 보통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면 OST 노래가 떠오르기 마련인데

그런 게 일절 없어요

그저 명대사들과 명장면들만이 떠오를 뿐...

정말 오로지 스토리와 연기만으로 저를 사로잡았어요

 

거북하지 않은 선에서 보는 내내 이렇게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 작품도 처음이었고요

(특히 16화) 

(극 T인지라 눈물이 흐르진 않았음... ㅎㅎ)

 

그동안 초반 반응 좋았던 드라마 대부분 결말이 아쉬웠던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 작품은 저에게 용두용미 인생 드라마로 등극했어요

(이전 인생 드라마였던 '미생'조차도 결말에 갑자기 장르가 변한 것 같아서 약간 아쉬웠음..)

결말을 보면서도 "이 작가 진짜 천재다"라며 감탄했습니다

 

마흔을 앞둔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극 T의 공감능력 많이 부족한 한 사람으로서

다시 한번 2회 차 시청을 하며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대사들과 감상평을 각 화별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화

그때는 몰랐다
내 나이 일흔이 올 줄도...
제 나이도 벌써 인생의 절반을 향해 올 줄 몰랐네요ㅎㅎ
저 역시 저 말을 하는 날이 또 금방 오겠지요...
시작부터 마음을 건드리네요...

 

"너는 있어? 요런 딸내미 있어?
어떻게 요런 게 나한테 걸려"
(17:40 엄마 광례가 딸 애순이의 시 '개점복'을 읽고...)
아직 돌도 안 지난 아들이 있는 저도 이 말을 하는 날이 올까요?
부디 왔으면 좋겠네요...

 

초등학교 선생이 촌지를 보며

"예의는 있네"

저 시대 대부분의 선생들이 저러했겠죠?
제 부모님 역시 명절마다 선생님에게 촌지 같은 선물을 손에 들려서 보냈더랬지요...
어떻게 보면 이런 존경할 것 없는 교사들을 보며 자란 우리 세대이기에
(기술, 수학, 체육 선생 개 ㅅㄲ들...)
현시대의 교사들이 그 업보를 대신 받고 있는 것 같아서 안쓰럽기도 합니다...

 

"어차피 사람 다 결국 고아로 살어
부모 다 먼저 죽어도 자식은 살아져
살면 살아져"
(39:19 엄마 광례가 딸 애순이에게 하는 죽기 전 유언)
 '사람은 결국 다 고아로 산다' 
참 맞는 말 같아요

아무리 가까운 사람들이 옆에 있어도 가는 때는 모두 다르니까요...

 

"저 할망구는 세례 받아야 돼"

성내며 오는 무당 관식이 할머니를 보며 이모 3인방 중 한 분이 하는 말이었는데

이렇게 툭툭 던지는 유머도 다시 보니 웃기더라고요 ㅎㅎ

 

 

2화

솔직히 애순이 농사 다 도와주고, 양배추 팔이도 다 해주는 관식이 모습에

처음에는 아이유... 아니 애순이가 참 밉상으로 보였어요... ㅎㅎ

 

끝까지 애순이 이용만 한 참 못나고 무능한 새아빠...

남은 아이들을 키우려면 어쩔 수 없었을 테지만

그래도 거짓말까지 하면서 최대한 붙잡아 놓은 건 참...

이를 무마하기 위해서 양심 있는 새엄마 캐릭터를 투입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분명 다른 드라마였다면 새엄마와도 엄청난 갈등을 보여주었을 텐데 ㅎㅎ

 

이 드라마에서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

바로 애순이의 이복동생들(새아빠의 아이들)이 둘이나 나오는데

다른 드라마였으면 이들이 자라서 재등장하면서 분명 한 번은 갈등을 일으켰을 텐데

어릴 적 이후로는 일절 등장하지 않더군요...

오히려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제가 궁금해지더라는 ㅎㅎ

 

그리고 작은 아버지의 공장 취직 권유...

이 인물도 일하는 장면이 하나도 안 나오는 걸로 보아선 한량 맞지요?

자기는 아무것도 안 하면서 어린애한테 돈 벌어서 월급의 절반은 부치라니 ㅎㅎ

그러면서도 자신의 도박꾼 아들은 장손 장손 거리고 있고... 

다시 보니 정말 기가 차더군요...

1회 차에서는 그리 못난 인물이라고는 생각 안 했었는데

다시 보니 정말 싸대기 한대 후려치고 싶은 캐릭터였어요 ㅎㅎ

 

 

3화 

부산으로 야반도주한 첫날밤 이 드라마 첫 빌런인 여인숙 부부가 나오는데...

이것도 어머니의 힘으로 단 1화 만에 해결해 버릴 줄이야...

(사이다 전개 굿)

 

금은방 아주머니부터 여인숙 도둑 가족까지

이 드라마는 정말 스쳐 지나가는 조연들까지 연기 구멍이 없어요

캐스팅이 하나같이 정말 찰떡

 

드디어 학씨 아저씨의 등장

"학 씨"
이 드라마 최고의 씬스틸러이자 최대 발견, 그리고 최고의 명대사는 바로 이 배우 분 그 자체인 듯 ㅎㅎ 

 

"영부인"
(38:00 애순이가 대통령 해묵을 거라는 말에 자기 꿈을 말하는 꼬마 관식)
이 장면에서의 관식이 아역 배우가 어찌나 귀엽던지 ㅎㅎ
너무 귀여워서 스샷 ㅋ

 

이후 관식이가 애순이를 위해서 배에서 뛰어내리는 명장면...

다른 드라마였으면 무조건 여기서 한번 엇갈리며 해어지고 몇 년 후... 

(역시 사이다 전개 굿)

 

부산에서 애순이의 결혼반지를 위해서 기어코 자기 돌반지를 사용했던 관식이...

2회 차 시청하니 무심코 지나갔던 장면들에서 관식이의 순애보가 더욱더 깊게 느껴졌어요

 

그들의 봄은...
꿈을 꾸는 계절이 아니라, 꿈을 꺾는 계절이었다.
(53:44 애순이 관식이의 첫 딸 금명이를 얻은 순간을 말하는 금명이의 내레이션)
이거 명대사로 꼽으시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인상 깊은 말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와닿지는 않았어요
물론 있기야 했겠지만
저 시대에는 꿈꿔볼 여유도 없이 그냥 사는 대로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을 테고,
지금은 오히려 자식 없이 자신의 편의만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세상이니까요...

 

딸 금명이 엄마 애순이의 결혼식 모자 사진을 보며

"뭔 벌칙이었던 거지?"
또 한 번 빵 터트려 주고... ㅋㅋ
이렇게 한 번씩 무거워진 분위기를 환기시켜 주는데
그 타율이 거의 10할에 가까웠어요
또한 이런 웃긴 대사들도 나중에 다시 복선으로 활용되는 것을 보며
정말 작가 분이 천재구나 다시 한번 감탄했어요

 

솔직히 개인적으로 초반 3화까지는 크게 와닿는 대사가 없었어요

초반부 제주도 방언 대사들이 알아듣기 어려워서 자세한 내용 파악도 힘들었고요

그리 큰 공감도 느끼지 못했죠

저 시대 여자들이 참 힘들었구나.... 한량인 남자들이 참 많았겠구나... 정도... 

초반부는 대체로 50~70대인 저희 윗 세대에서 많이 공감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넷플릭스에 생전 관심 없으시던 제 어머니도 유튜브로 짤 영상들만 보시다가 가입하셨을 정도니...

 

 

4화

저에게 본격적으로 와닿는 대사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4 화부터였어요

"2천 원 줬소. 2천 원어치 엿 바꿔 잡술라면 잡숫고..."
(18:25 관식이 딸 금명이 자전거를 사온 뒤)

관식 : 앞으로는 내 밥 여기다 줘
관식이 엄마 : 왜? 왜? 새끼야!
관식 : 나도 엄마랑 밥 먹고 싶어서
(18:53 관식이 콩 하나도 제대로 안 챙겨주는 아랫사람 취급받던 여자들 밥상으로 돌아 앉으며)
이 식사 씬에서 남편인 관식이 정말 멋졌어요
여자는 자전거를 못 타게 하려던 할머니의 말까지 거역할 수 있는 저 깡다구
어머니에게 돌려 말하는 저 센스까지...
'남편의 0순위는 어머니가 아니라 바로 아내입니다'
꼭 이 정도로 생각해 줄 수 있는 여자와 결혼하시길~
남편마저 아내 편을 안 들어준다면 아내가 얼마나 외롭겠어요
저 역시 항상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마음입니다

 

영범이 엄마 : 예쁜 년이 속도 좋고, 온실 속 화초가 꼬인 데도 없더라
금명 : 그럼 어머님도 화초는 아니신 거죠?
(23:40 금명이 첫 남자 친구 영범의 어머니와 식사하는 자리에서)
캬~ 받아치는 대사가 정말 
이 드라마 최대 빌런 등장
어떻게 이런 배우분을 캐스팅한 건지
연기를 정말 화나도록 잘하시더라고요 ㄷㄷ
암투병 중에도 이런 유작을 남기셨다는 게 정말 놀라웠습니다

 

금명 : 그 허영이 다 허기래
애순 : 뭐라고?
금명 : 없이 커서 그런가 그냥 계속 뭘 사고 싶어
(25:15 금명이가 싸구려 신발들을 보며 한소리하는 엄마 애순이에게)
대체로 없는 집안 자녀일수록 돈을 벌어도 티끌이라고 생각해서
버는 족족 다 써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비싼 것도 아니고 정말 싸구려들로 여러 개...
개인적인 경험으로 공감되는 대사였습니다

 

'엄마를 찌르면 내 가슴에도 똑같은 가시가 와서 박혔다'
(26:50 금명이 엄마 애순에게 가난의 대해서 한탄한 후 내레이션)
작품 내내 금명이가 부모님에게 너무 모질게만 말하는 게 그리 맘에 들지는 않았어요
아무리 철이 없어도 저런 부모님에게 어떻게 계속 저렇게 땍땍거릴까...
가난하다고 마음까지 가난한 가족은 아니자나요...

나중에는 아버지의 유언대로 부드러워지기는 했지만...
너무 극적이게만 보이려고 한 것 같아서 솔직히 좀 거부감도 들었어요
까칠과 부드러움의 정도가 반반 정도로만 갔어도 좋지 않았을까...

 

"엄마 인생도 나름 쨍쨍했어
그림 같은 순간이 얼마나 많았다고
그러니까 딸이 엄마 인생도 좀 인정해 주라"
(27:00 애순이 딸 금명이에게 엄마처럼 살지 말라고 말해주며)
'엄마 인생도 좀 인정해 주라'라는 말이 참 와닿았어요...
제 자식도 언젠가 저를 무시하는 듯한 말을 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죠? ㅡ.ㅡ?
그런 말 안 듣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ㅎㅎ

 

부모는 미안했던 것만 사무치고, 자식은 서운했던 것만 사무친다
(27:45 금명이 내레이션)
이렇게 연달아서 명대사가 쏟아져도 되나요? ㅎㅎ
아직은 다 큰 아이의 부모가 되지느 못해서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자식은 부모에게 서운했던 것만 사무친다는 말은 와닿네요

 

물질하다 숨 병나서 요절한 어머니가 있던 걸 뻔히 알면서도 

자기 집안 딸은 안 시키면서 며느리의 딸까지 물질을 시키려 하는

집안 어른들의 모습을 다시 보니 조금은 소름이 돋았어요 ㄷㄷ

한편으로는 정말 잔인한 시절이었구나 싶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 드라마에 고구마 따윈 없습니다

바로 남편 관식이를 등장시켜서 애순이를 데리고 집을 나가버리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감탄 감탄

 

마지막에 애순이가 학씨 아저씨에게 "나중에 누가 똥인지 두고 보자" 하는데 

이것 또한 드라마 후반부에 복선으로 이어지는 대사였죠...

진짜 이 드라마에는 버릴 장면과 대사가 하나도 없어요

디테일도 미쳤고, 허투루 쓴 내용이 단 하나도 없다는 말이죠

이렇게 버릴 내용 없이 짜임새 있게 구성했는데도 16부작이라니... ㄷㄷ

드라마 전반부에 있던 복선들을 후반부에 하나하나 이어가는 것을 보고 있자면 감탄이 나와요

 

 

5화

친할머니가 평생 모은 돈을 애순이에게 사라고 주시는 장면...

그리고 이어지는 애순이 엄마와 친할머니의 영정사진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살다가 살다가
그 주변머리 없는 게 지 할머니 찾아오거든
오죽 힘들면 그렇게 찾아들거든
한 번만 도와주소
...
더도 말고 딱~ 한 번
한 번만 살려줘요"

(17:00 애순이 엄마 광례가 시어머니에게 하는 죽기 전 마지막 부탁)


"살수록 사무치는 게 부모여도 결국 명치 끝에 백혀 사는 거는 자식이라

부모는 죽으믄 하늘로 보내도 자식은 죽으믄 요기(가슴)서 살린다"
(19:15 할머니 춘옥이 애순이에게 말하는 자식 먼저 보낸 부모에 대해서)


부모에게 자식이라는 존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느낄 수 있는 씬이었어요...

 

이 뒤로 이어지는

배가 생겨서 경사 났다고 실 없이 좋아하는 관식이네 어머니...

그리고 자기 자식 안 챙겨주냐고 할머니 타박하는 작은 아버지의 그놈에 장손 장손 타령...

얼마나 고깝던지... ㅎㅎ 

관식이 할머니 : 느 며느리가 나 며느리보다 위는 위다
관식이 어머니 : 내 아들이 어머님 아들보다 나은 거죠, 뭐...
(27:49 다시 애순이네 찾아온 시어머니, 시할머니)
ㅋㅋ
하지만 바로 유머러스한 대사로 분위기 한번 
환기시켜 주시고~

 

드디어 인생 처음으로 애순이에게 엄마의 집을 사주는 관식이...

진정한 로맨티스트...

그 뒤로 이어지는 엄마의 옆집 차 타고 아기 나으러 가라는 까지...

인상 깊은 스토리의 연속

그렇게 완성된 금은동 애순이네 가족

"좋아, 나 너무 좋아"
애순이의 18번 대사

 

 

6화

제목부터 살민 사라진다

드라마 초반부 나이 든 엄마 애순과 다 자란 딸 금명이 가 나왔을 때

자식이 둘 만 나오는 것을 보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어요...

그리고 한 집안의 아이를 찾기 위해서 온 동네 사람들이 도와주는 공동체 장면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3 이모들 포함 마을 사람들이 애순이네 집에 음식 재료를 하나씩 가져다 놓는 장면도...

애순이네 하루 먹을 쌀을 채워주던 노부부도...

3달치 방세를 내주고 떠났던 애순이네 새엄마까지...

나쁘게 본다면 오지랖이지만, 좋게 본다면 아무것도 없던 시절 정 하나로 살았던 민족이었죠~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지만

"몸 고되면 마음이 엄살 못 해
살다가 살다가 똑 죽겠는 날이 오거든
가만 누워 있지 말고 죽어라 발버둥을 쳐
이불이라도 끄내다 밟어

밭 갈아엎고 품이라도 팔러 나가
나는 안죽어 
죽어도 살고야 만다

죽어라 팔다리를 흔들면
꺼먼 바다 다 지나고 

반드시 하늘 보여
반드시 숨통 트여"
(18:12 엄마 광례가 죽기 전 딸 애순이에게 해주었던 인생 조언)
인생에서 마음이 너무 힘든 순간이 온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조언입니다
정말 마음이 너무 힘들 때는 오히려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것 같아요
뭐라도 미친 듯이 해야 그 마음이 조금이라도 달래지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누군가와의 생이별이든, 그냥 이별이든...

이게 29살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인생 조언이라니...
놀랍지 않나요?

 

 

7화

드디어 학씨 아저씨를 누르고, 지긋지긋한 '부'자를 떼어내고 제주도 최초 여성 계장이 된 애순이

 

군대에서 이병 달고 휴가 나온 애순이의 첫 남자 친구 영범이

그런데 친구가 지 여자 친구 험담하는데도 그저 가만히 짜장면만 처먹고 있는 영범이...

뭐지?

사귀는 거 아니었나?

이것 또한 영범이는 금명이의 남편이 될 수 없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던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나 싶네요...

ㄷㄷ

 

짧지만 강렬했던 졸부 가족 제니 제니 엄마 ㅋㅋ

그리고 그들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

저 시대에 아파트?

과연 상황에서 저 제안을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하지만 이 드라마는 정직하게 사라온 두 부모의 모습으로 금명이 유혹을 뿌리치는 것을 납득시킵니다

 

 

8화

"소죽은 귀신이 씌었나?
뭔 놈에게 지껄이지를 않어?"
(4:50 애순이가 매번 자신에게 하던 말을 영범이에게서 듣게 되는 관식이...)
관식이, 영범이가 애순이 금명이의 남자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우직하고 무쇠 같은 남자로 생각해서였을까요? ㅎㅎ

 

그리고 또 하나의 서프라이즈 가정부 아주머니

"같이 안 속상해야 더 좋다"

이분이 드라마 초반부 부산 두부 먹방씬에서 이어지는 복선이었을 줄이야... ㄷㄷ

 

"해. 다해.
아버지 아직 여기 있잖아"
(17:28 하고 싶은 것들을 포기하려는 딸 금명이에게 아빠 관식이가)
이렇게 말해주는 아버지한테 가시 같은 말만 하는 딸...
짜증 난다는 말만 하는 딸
계속 듣는 저도 짜증 나더라고요
나는 저런 상황에서 딸에게 저렇게 대할 수 있을까?
저라면 부하가 치밀 것 같네요...
아직 진짜 아버지가 되려면 멀었나봐요 ㅎㅎ

 

다른 사람을 대할 땐 연애편지 쓰듯 했다
한 자 한 자 배려하고 공들였다
남은 한 번만 잘해줘도 세상에 없는 은인이 된다
...
그런데 백만번 고마운 은인에겐 낙서장 대하듯 했다
(42:10 금명이 자신을 도와주려했던 교수님에 대해서 말하는 내레이션)
이 말에 또 한 번 공감하고, 작가의 필력에 다시금 입을 다물게 되었어요...
우리는 보통 가장 좋게 말해야 할 가족에게는 까칠하고
남에게는 신경 쓰면서 조심스럽게 말하고 살죠...
저 역시 매일 부모님에게 더 좋게 말해야지 하고 항상 지키지 못하네요...

 

딸 금명이 일본 유학 보내주기 위해

개업의 꿈도, 집도 포기하는 애순이네 가족...

싹수가 보이는 자식에게 최대한 다 서포트해주고 싶은 부모 마음 이해해요

하지만 솔직히 저는 보면서 짜증이 났어요

이게 정말 맞나?

딸 유학을 위해 집까지 팔았어야 했나...

그리고 그 돈을 받고 진짜 유학을 간다고?

우리 집에서 나를 위해 저렇게까지 해준다면 과연 그 돈을 받고 유학을 갈 수 있었을까...

다시 한번 금명이 미워지는 장면이었습니다 ㅎㅎ

 

엄마는 추억이 되는데...
애기는 안되더라구...
자식은 안 돼
...
그냥 잠깐잠깐 잊고 사는 거지... 잠깐잠깐...
또 내내 사라지더라고
(51:45 꿈에서 애순이 엄마 광례에게)
자식 잃은 부모들이 느끼는 감정이 다 이렇겠죠? 

 

 

9화

"편하다고 막 허지 말라
어린잎은 가랑비에도 다 찢긴다잉"
(8:29 이모 3인방 중 한 분이 애순이에게)
자식이 부모에게 까칠하지 않게 대하는 것이 쉽지 않듯이
부모 역시 자식에게 이쁘게 말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저 역시 어릴 적 부모님에게 말로 받았던 상처들이 가슴 한편에 남아있죠
아무리 화가 나도 자식에게 쌍욕만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누구보다도 부모에게 듣는 욕, 무시만큼 자식에게 상처가 크게 남는 것은 없을 테니까요

 

학씨 아저씨네 딸 현숙이와 둘째 은명이의 사귐

"둘이 배불러서 봤을 때가 첫 상견례 아니냐고"

ㅋㅋ

와~ 이렇게 이어질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어요

보고 있는데 제 숨이 턱 막히는 듯한 기분...

부모의 젊은 시절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자식의 모습

어떻게 이런 스토리와 디테일을 생각할 수 있는 건지... 

 

또 처음 금명이 방에 비집고 도망 들어오려 하던 김선호 배우(충섭)를 못 알아봤어요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지도 몰랐고, 잠깐 나오고 마는 역할인 줄 알았는데

수염 달고, 안경 썼다고 잘생김이 가려지지는 않더군요 ㅎㅎ

 

이 인연으로 인해 극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 금명이

그리고 누가 봐도 악역같이 생겼지만 소심한 극장 사장님의 등장 ㅎㅎ

주로 악역을 전문으로 하던 배우 님을 등장시켜서 반전 매력을 주더군요

이 작품은 아무리 분량이 적어도 캐릭터 하나하나 인상에 남게 하는 매력이 있어요

작가님이 캐릭터 하나하나를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는 거겠죠

"원래 오다가다 같이 살고 그래"

극장 아주머니에 이 대사마저 암시였죠... 

 

애마부인인데 진짜로 말만 그려놓은 화가 충섭이 ㅋㅋ

이런 깨알 디테일도 2회 차 시청을 하니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애순이 엄마를 연상케 하는 시집을 읽고, 쓰고 있죠

"너 농고 중퇴지, 여기 서울대야, 말 가려"

자기 전여자 친구가 금명 이를 폄하할 때 바로 실드 쳐주는 대사까지

남들이 뭐라고 하던 가만히 있던 영범이와 확실하게 대조시켜 주면서

말은 별로 없지만 우직하고, 자기만의 곤조가 있는 캐릭터라는 것을 보여주죠

이렇게 계속 충섭이가 금명이의 남자가 될 거라는 암시를 심어주었더군요

 

 

10화

본격적으로 빌런 영범이 엄마와의 스토리 시작

"국도 못 푸네 국도... 집에서 안 배웠니?"

인간적으로 아무리 안 배웠어도 너무 못 푸긴 하더라고요 ㅎㅎ

그 뒤로도 금명이에게 차마 듣기 힘든 독설을 퍼붓는 자기 어머니로부터

단 한마디도 보호해주지 못하는 영범이를 보면서

아~ 얘량은 안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친구들 앞에서도 안 했는데 부모님 앞에서는 당연한 거겠죠 ㅎㅎ

그런데 영법이를 욕할 수는 없었어요

왜냐하면 자라온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일 테니까요

"너 그냥 택해. 착한 아들 할 건지, 착한 남편 할 건지 너 하나만 해"

심지어 금명이는 확실하게 기회를 줬었죠 ㅎㅎ

예비 남편 여러분 이 말 명심하세요 

결혼은 내가 확실하게 보호하고 책임져줄 여자와 하는 겁니다~

관식이 처럼

 

그리고 저 역시 암표상으로 오해하고 있던 충섭이 어머니의 등장

그리고 그 어머니를 또 챙겨주시는 츤데레 극장 사장님 ㅋㅋ

말씀 하나하나를 참 이쁘게 해 주시는 충섭이 어머니를 보면서 

어찌 보면 사람의 성격은 환경과 상관없이 타고나는 것이라고 느껴졌어요

 

"품 떠나면 대통령보다 더 바뻐"
(18:08 이모 3인방 중 한 분이 도통 연락 없는 금명이에게 서운해하는 애순이를 보며 )
뜨끔
저 역시 부모님과 떨어져 지낼 때 한 달에 한 번도 연락 안 하고 지냈던 적이 많았죠...
죄송합니다

 

"무가 맨날 떨어져도 맨날 멀쩡해 보여도
그 단단한 조선무에도 바람 다 든다
쉬운 자식, 어려운 자식 따로 두지 말라
애들 다 기억허드라"
(20:00 9화에서 어린잎 가랑비 말씀하셨던 이모 3인방 중 한 분이 또다시 애순이에게 해주는 충고)
이분이 계속해서 자식 차별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시는데
정말 그 비유가 찰떡이었어요
작가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근데 솔직히 은명이 정도면 차별 받을만 하긴 했어요 ㅎㅎ

그 이유는 뒤에

 

그리고 또 애순이 어머니 광례의 엄청난 촉에 대해서 그렸던

저승 잠자리 스토리

그 당시 빈번했던 아동 유괴 사건을 소재로 다뤘는데요

마지막에 범인을 직접 잡아내서 쳐 죽이려 하는 어머니를 보며 인상 깊었어요

정말 어머니란 존재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엄마는 뒤통수에도 눈 달렸어, 그래야 엄마 하지"

아기를 돌보는 제 와이프를 보면서도 자주 느낍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금명이 가스 흡입 사고

이 스토리를 위해서 앞서 엄마의 촉의 대한 스토리 전재를 깔았던 것은 이해해요

하지만 애순이가 제주에서 서울까지 하룻밤새 날아와 딸을 구해내는 장면은

설정 상 납득은 되지만 이게 말이 되나?

때마침 금명이를 병원까지 없어가 줄 충섭이가 햄을 사들고 인사드리러 와있던 것도...

(이것도 앞서 포장마차 씬에서 충섭과 금명이 주고받았던 대화의 복선 디테일 장면...)

솔직히 좀 과했다고 생각해요

차라리 새벽에 집주인 네 미친 듯이 전화를 계속해서

금명이 방을 확인하게 하는 편이 더 현실성 있지 않았었을까 싶어요

하지만 항상 자식의 안위를 생각하는 어머니의 조바심에 대해서는

작가님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또한 뭉클했습니다

 

 

11화

드디어 이 드라마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와닿았던 대사가 나옵니다

"지 앞가림하고 산다는 거
그거 사실 되게 위대한 거였다"
(21:05 금명이의 꿈)
이 멘트가 어디서도 명대사로 여겨지지는 않았는데요
제 개인적으로는 엄청 크게 와닿았어요
아직도 완전하게 제 앞가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겠죠?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내 아이를 가져보니
주변에 자립해서 잘 살고 있는 친구들이나 어른들 모두가 존경스럽게 보이더라고요
진정한 자립은 정말 위대한 거였구나 공감이 되었습니다
살아보니 20~30대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40대 이후 자신의 앞가림이 가능한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는지가 결정되는 것 같아요
별 욕심 없이, 생각 없이 그냥 사는 대로 안일하게 살아왔던 20~30대 시절이 조금은 후회됩니다
인생을 살아갈 능력을 가장 열심히 키웠어야 했던 시기인데 말이죠

 

그리고 숨 막히는 상견례 씬이 이어집니다

음식을 쩝쩝 먹어대며 자연스럽게 며느리 될 사람에게 숭늉을 퍼달라는 영범 아버지

상대 집안을 은근히 무시하며 예의 없이 계속 지껄이는 영범 어머니

(영범이 아니고 염병이네)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재수 없게 연기들을 잘하는지 ㄷㄷ

다시 보니 암투병을 하셨다는 영범 어머니 배우분의 얼굴이 엄청 핼쑥하고 아파 보이긴 하시더라고요

"제가 못 가르쳤습니다
너무 귀해서, 너무 아까워서 제가 안 가르쳤습니다"
(27:50 국 못 푼는다는 말에 결국 터진 엄마 애순)
아마도 이 드라마에서 가장 보기 답답했던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예의 없는 상대방에게 예의 있게 대답해 주는 어머니
결혼 준비 장면 하나하나에서 문소리 배우 님이 얼마나 진짜 같던지

 

팥죽 저고리로 맞추라는 소리부터

말을 못 하면 죽는 병이 있다며 결국 파혼까지 권하는 염병 어머니

(그냥 뒤져버리지...)

이 정도로 화가 난다는 건 진짜 연기를 잘했다는 거겠죠

염병 : 말을 하니까 이제야 제 가슴을 짓누르던 돌을 내려놓는 것 같네요 
애순 : 그 돌 어디다 내려놓는 건지 아세요?
          어머니 아들 가슴에... 거기 내려두시는 거예요
(46:18 엄마 애순이와 염병 엄마의 대화)
어떻게 계속 이렇게 예의 있게 맥일 수 있는 건지... ㄷㄷ
누가 배운 사람이고, 누가 안 배운 사람인건지...

 

그리고 그렇게 그 염병 엄마의 인생 말미를 그리는데 얼마나 통쾌하던지...

그토록 바라던 좋은 집안 며느리를 맞아

눈치 보며 방구석 늙은이로 살아가는 결말...

팥죽 저고리를 입고, 혼자 웃고 있던 결혼식 사진까지

정말 사이다 그 자체!!!

개인적으로는 금명이가 사업으로 성공해서 TV에 나오는 신을 보고 있는 장면을 넣었다면

더 통쾌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ㅎㅎ

 

그렇게 금명이가 파혼 선언 후 택시를 타고 울면서 가고 있는 슬픈 장면에서

김일성 사망 사건과 엮어서 또 한 번 웃길 줄이야...

이 작가분 대체 정체가 뭐죠?

 

영범이는 정말 끝까지...

그냥 너무 착하고 해맑기만 한 떼쓰는 어린아이 같았어요

자기 부모의 지원을 끊어버릴 용기도 없이 결혼해 달라고 매달리기만 하니

서로 더 힘들어지기만 할 뿐...

"20대의 나를 기억해 줄 사람이 너라서 너무 다행이야"

그 와중에도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끝까지 이쁘게 말해주는 금명이 모습은 인상 깊었네요

저는 저의 30대를 기억해 주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다 ㅎㅎ

 

이렇게 단 2화 만에 빌런 예비 시어머니 스토리 종료

이렇게 이 갈등을 빨리 끝내버릴 줄은 몰랐어요

역시 고구마가 없죠

요즘 시대에 16화나 되는 드라마에서 이 정도로 답답함과 루즈함을 느끼기 어려운 드라마가 또 있을까요?

 

 

12화

속이 다쳐 온 딸을 위해
그들은 또 하나만 해 댔다
그들은 기어코 나를 또 키웠다
내가 세상에서 100g도 사라지지 않게 했다

(9:15 금명이를 위로해 주기 위해서 애써주시는 부모님들을 보며 하는 내레이션)
'내가 세상에서 100g도 사라지지 않게 했다'
와... 어떻게 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참고로 저는 백 그램은 커녕 몇 천 그램을 더 만들어주시는 부모님이 계십니다...

 

아침 일출을 보여주러 새벽부터 금명이를 데리고 나오는 아버지 관식

(아... 나였으면 건들지 말라고 확 짜증 냈을 때 참지 못했을 듯... 난 멀었다 아직...)

해 뜨는 순간까지도 투덜대는 밉상 금명이 

이름 참 잘 지은 것 같기도...

금명이 보단 금쪽이가 더...

어쨌든 금명이가 아버지가 평생 가족을 위해 매일 가장 먼저 일어나고,

헌신한 것에 대해서 더 깊게 알게 되는 씬이었네요...

 

"성격이 팔자다"
(34:10 남편이랑 치고받고 살면서 피라미드까지 하는 못난 시누이가 애순이에게 장판까지 팔며)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맞는 말이긴 합니다
성격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는 것 같아요
그러니 인생을 바꾸려면 성격부터 바꾸려고 노력해야겠죠

 

이 시누이 역의 배우 어디서 봤나 했더니

SNL 시즌6의 크루였던 분이었네요

단 2 씬만 나왔지만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인상적이지 않은 캐릭터 거의 없지만...

 

가시기 전까지 애순이만은 제대로 알아보시던 애순이 할머니

어릴 적 할머니가 애순이 이 뽑아주시던 시절을 회상하는데

여기서도 같이 이 뽑겠다고 등장하는 꼬마 관식이 ㅋㅋㅋ

진짜 이 아역 배우 볼매네요  

"내가 다 안다"

자식 잃은 슬픔을 알기에 끝까지 애순이를 위로해 주시던 모습

"소풍이었지 내 자식들 다 만나고 가는 기가 막힌 소풍이었지"

가시는 길 마지막 꿈에서 인생을 소풍이었다고 표현하던 모습까지

모두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갈수록 하나 둘 떠나가는 주변 인물들을 기억하는 장면들에서

(애순이 할머니, 관식이 할머니, 관식이 아버지, 이모 3인방 중 한 분 등...)

죽었을 때 나를 기억해 주고, 그리워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한 삶이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이렇게 슬픔으로만 끝나면 이 드라마가 아니죠

군대를 전역한 둘째 은명이의 혼전임신 알림으로 또 한 번 인생의 작은 파도를 일으켜줍니다 ㅋㅋ

처음 이 신을 보았을 때는 저런 호로 ㅅㄲ하면서 욕을 했었는데...

2회 차 시청을 하니 이건 욕할 수 없겠더라고요

애순이 관식이도 그렇게 금명이를 가졌었으니... ㅎㅎ

 

 

13화

세월은 또 금세 1년이 흘러

은명이 아들의 첫 돌이 되고

또 하나의 인상 깊었던 씬이 나오는데요

애순이의 어릴 적 새아빠로부터 금두꺼비 5돈을 받게 됩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대학 못 보내준 신세는 갚는다는 최소한의 양심을 보여줍니다

전체적으로 이 작품은 착한 주인공들이 못났던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느낌을 주네요

 

그리고 많이 철없는 아들 은명이가 아버지처럼은 안 산다는 말을 해대는데...

솔직히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 최대 빌런은 둘째 은명이가 아닌가 싶어요

차별 속에서 자란 것 치고는 이 정도만 어긋나게 자란 것은 또 인정하지만...

지가 아무 노력도 안 하고 산 것도 맞죠...

공부로 누나와 비교되는 것이 싫었다면 다른 방면으로 노력하고 성과를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런 건 없이 누나와 같은 대우를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봅니다

무책임하게 식구 입만 늘리고, 눌러앉아서 부모님 육아까지 시켜...

(관식이는 적어도 직접 가족들 데리고 나가서 분가라도 했죠...)

일은 안 해...

관식이가 진짜 천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고 항상 가르치셨죠

저 역시 이 말에 동의합니다

제 자식에게는 부모 자식 간에도 완전한 공짜는 없다 

부모라서 해주는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고 가르쳐야지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IMF시기를 그리며 대우전자에서 일하던 금명이도 구조조정을 당하게 됩니다

그렇게 실직자가 된 금명이와 충섭이의 극적인 만남

물론 여기서도 단순 우연이 아닌 츤데레 극장 사장님의 도움으로 이 스토리를 납득을 시킵니다

다른 작품이었으면 그냥 우연으로 단순하게 그렸을 만도 한데

이런 세세한 설정으로 우연을 납득시키는 작가님... ㄷㄷ

 

그리고 나오는 타이타닉 그림 그리기 신

아이유 씨의 표정 연기에 정말 빵 터졌습니다 ㅎㅎ

솔직히 이 장면의 해외 반응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찾았습니다

이 분이 각 화별로 해외 인플루언서 반응을 가장 잘 정리해 둔 것 같더라고요 ㅎㅎ

 

 

그렇게 짧고 달달한 연애 신을 보여주고 바로

충섭이와 아버지 관식이의 만남이 이어지는데...

정말 전개 빠르지 않나요?

금 모으기 운동

이 당시 시대상을 단편적으로나마 다 보여주면서 전개되는 스토리가 정말 놀라워요

여기서도 영범이와는 다른 충섭이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금명이를 위해서 아버지 관식에게 애교 떠는 씬...

이게 웃기면서도 같은 남자로서 참 멋져 보이더군요

그리고 이어지는 충섭이 어머니의 편지까지...

이 편지도 한 편의 시 같더군요

영범이네와는 극과 극의 연출을 보여주며 감동을 줍니다

 

엄마의 옛 결혼식 사진을 보며 벌칙이었냐고 묻던 딸이

똑같이 우스운 머리 장식을 한 것을 보며 

그 엄마의 그 딸이구나를 보여줍니다 ㅎㅎ

"이제 보내줘~ 당신 짝사랑"
(40:00 애순이 관식에게 딸의 결혼을 허락해 주라며)
"금명아, 잘할 수 있지?
수틀리면 빠꾸
아빠한테 냅다 뛰어와, 알지?"

"아빠 여기 있어
그러니까 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45:40 아버지 관식이 신부 입장 전 금명이에게)
"너는, 네가 뭐를 받아가는지 아냐? 내가 너에게 나의 천국을 준다"
(53:34 술 취한 관식이 사위 충섭에게)
진정한 딸 바보의 모습을 보여준 이 연속된 신들을 보며
갑자기 딸이 하나 있었으면 싶었네요
둘째가 딸이라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을 듯합니다

 

이렇게 감동적으로만 끝나면 또 이 드라마가 아니겠죠

그동안 계속해서 떡밥을 뿌려왔던 얼굴 없는 둘째 은명이의 친구 철용이로부터

또 하나의 실연이 기다리는데...

정말 바람 잘 날 없는 애순이네...

이 작가 분은 절대 단 하나라도 그냥 쓰시는 게 없네요...

 

 

14화

친구 철용이에게 7천만 원 사기를 당해서 대신 구치소에 들어가는 은명이...

여기서 그동안에 자기가 받고 자랐던 차별의 대해서 울분을 토하는데...

"편애는 진짜 치사한 거야. 차라리 안 사랑하는 게 낫지. 덜 사랑하는 건 진짜 치사해. 애를 평생 못 크게 하더라고..."

그렇다고 하기엔 네가 너무 아무것도 안 했잖아...

결국 아들을 위해서 20년을 함께한 배까지 파는 아버지 관식...

"뭘 다 커? 아직 다 못 키웠어"

그래도 양심은 있었는지 원양어선까지 타려고 했던 결국은 착한 아들 은명이네요

 

그런데 또 솔직히 말해서 은명이를 어릴 적부터 돈 돈 돈하는 캐릭터로 구상했다면

이렇게 별생각 없이 놀고먹으며 한방만 생각하는 한량 같은 캐릭터가 아니라

어릴 적부터 나가서 아르바이트하고

장비 구비해서 고구마를 팔든, 붕어빵을 팔든 

미친 듯이 돈 별려고 뭐라도 하는 인물로 그려야 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단 한 번도 정직하게 일해서 돈을 번 적은 없었죠

이건 그냥 이 캐릭터를 욕하라고 만들어 놓은 느낌이잖아요

그게 조~금 아쉽네요

 

아들의 떡을 사달라고 돈을 건네주는 관식이를 보며

"네가 다르네... 네가 나랑 달랐네"

결국 관식이를 인정하는 학씨 아저씨

 

그리고 배 못하게 잡은 은명이에게 사과하는 엄마 애순이

"아니야, 내가 잘못했단 말이야"

어른으로써 자식에게 잘못을 인정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15화

가족 모두가 인생 2막을 새로 시작하네요

 

줄기차게 바람피우며 인생 즐기던 학씨 아저씨는 이혼을 당하네요...

누가 똥인지 두고 보자던 애순이의 말도 풀어주고...

"나였네, 내가 똥이었네"

그 와중에 아내의 젊을 적 춤바람 신발 사건을 또 풀어주고...

뿌려놓은 떡밥들을 착실하게 수집하는 작가님입니다...

 

부동산 사기를 당한 빚을 갚아준 애순이의 한풀이에 폭발하는 아버지 관식이 

"양금명!"

단 한마디로 모든 것을 표현하네요

 

이어지는 금명이의 출산 신에서 또 한 번 멋진 장면이 나옵니다

"저는 아내요"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말에 0.1초의 고민도 없이 아내를 택하는 충섭이

진짜 멋진 찐 사랑이네요

 

다시 한 번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발버둥 치기 시작하는 애순이네

여기서 또 한 번 앞서 엄마 광례가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살다가 살다가 똑 죽겠는 날이 오거든 가만 누워 있지 말고 죽어라 발버둥을 쳐"

그렇게 그동안의 선한 행동들이 모두 보상을 받듯이 다시 해 뜨는 날이 옵니다

 

그리고 학씨 아저씨도 나름 자신의 방식대로 딸을 챙겨주고 있었다는 것이 나오네요

그런 학씨 아저씨까지도 챙겨주는 관식이

 

 

16화

대망의 마지막 화

이렇게 행복한 순간들이 이어지면서 결말을 짓나 싶었지만 

아마도 이렇게 끝이 났으면 이 작품은 명작이 될 수 없었을 겁니다

다른 드라마였으면 이렇게 끝나도 할 말 없을 것 같은 엔딩 신들을 연달아서 보여주는데

또? 또? 또?! 하며

아주 눈물샘 원투펀치를 미친 듯이 꽂아줍니다...

"어차피 나중에는
자식 인생에서 네가 제일 뒷방 차지 될 거니까
그냥 너 하고 싶은 거 더 해"
(9:20 애순이가 딸 금명이에게 자식에 대해서 말해주며)
자식이 크고 독립할수록 부모의 존재는 자연스럽게 뒷전으로 밀려난다는 현실을 말하지만
한편으론 자식이 잘 자라 제 인생을 사는 걸 기꺼이 지켜보겠다는 부모의 마음도 느껴져요

 

관식이가 건강검진을 받으며 "동명아"를 부르짖던 수면 마취씬도 참 인상 깊었어요

꼭 진짜 마취 중인 것 같은 연기가 놀라웠습니다

 

결국 혈액암 판정을 받는 아빠 관식이

그리고 대형 병원의 불친절한 현실 고증 장면들이 이어지는데

나중에 저희 부모님과 제가 겪게 될 일 같아서 관식이와 같이 화가 나더군요...

먼 훗날 애순이 혼자 병원에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관식의 모습이 너무 짠했어요

마지막까지 애순만을 생각하며 딸에게 엄마를 다정하게 대해달라던 모습도 감동이었고

둘째 은명이의 "내가 개새끼야"로 또 한 번 분위기를 환기시켜 주네요 ㅎㅎ

 

그리고 마침내 관식이는 애순이에게 3가지 약속 중에 하나를 지켜주게 됩니다

 

시인 오애순

'두고 가는 마음에게'


어려서는 손 붙들고 있어야 따신 줄을 알았는데
이제는 곁에 없어도 당신 계신 줄을 압니다

이제는 내게도 아랫목이 있어,
당신 생각만으로도 온 마음이 데워지는 걸
낮에도 달 떠있는 것 아는 듯이 살겠습니다

그러니, 가려거든 너울너울 가세요
오십 년 만에 훌훌, 나를 내려두시고

아까운 당신,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꼬운 당신, 폭삭 속앗수다
이 시 한 편을 위해서 지금까지 달려온 스토리가 아니었나 싶네요 ㅠㅠ
(1차 엔딩)

 

아빠는 처음으로 늦잠을 잤다
(57:33 마지막 영면에 드는 관식이를 보며 금명이의 내레이션)
마지막 순간 관식이의 바람대로 웃어주는 애순이  몇 번을 봐도 울컥하는 포인트...

 

마지막까지 가족들을 위해서 선물들을 남겨놓고 간 관식이

물론 은명이의 벤츠 "몇 킬로 탄 거예요?"는 한번 더 울화가 치밀었지만... ㅋ

역시나 가장 신경 쓴 것은 혼자 남을 아내 애순이를 위해서 해놓은 일들...

정말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감동을 주네요

(2차 엔딩)

소중한 이가 아침에 나갔던 문으로 매일 돌아오는 것
그건 매일의 기적이었네
(1:03 애순의 시)
이 시 문구도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매일 아침 집을 나서는 가족이 무사히 집에 귀가하는 것이 기적이었다니...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살아왔기에
평생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마음이네요
결국 시집 한 권을 모두 완성시켜서 진짜 시인이 된 애순이 선생님
(3차 엔딩)

 

이제 좀 끝나나 싶었는데

작가님이 또 가장 큰 한방을 준비해 놓으셨더군요

이건 정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결말이었습니다...

애순의 어머니 광례를 환생시켜서 다시 등장시킬 줄이야... ㄷㄷ

"장해 너무 장해"

이런 말도 안 되는 판타지로 감동을 줄 줄이야...

진짜 이 작가 분 미치신 것 같아요

다른 작품이었으면 그만 좀 하라고 짜증이 냈을 법한 엔딩 분량이었는데

오히려 끝으로 갈수록 아쉬움이 커졌어요

근래 보았던 모든 작품들을 통틀어 가장 인상 깊었던 엔딩이었습니다...

(4차 엔딩)

 

여려 모로 가족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현시대에 꼭 필요한 작품이 아니었나 싶어요

 

예비부부

권태기 부부

아이를 가지려는 부부

이미 자녀를 가진 부부

부모님이 계신 자녀분들

 

모든 세대에게 필요한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감히 이르지만 단언컨대 올해 최고의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미생'을 밀어내고 제 인생 드라마로 등극했고요

올해 본 드라마 중에서는 이 드라마와 중증외상센터 이 두 작품을 강추하고 싶네요

그다음으로는 스터디그룹 정도? ㅎㅎ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해당 대사들을 정리한 메모지 파일을 하나 공유해 드릴게요

필요하신 분들은 받아가시길~

폭싹 속았수다 명대사 모음.txt
0.01MB

이 긴 글을 누가 읽겠냐만은...

인생 처음으로 내 느낌을 최대한 디테일하게 남겨놓고 싶은 작품이었기에...

혹시 모를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모두 폭싹 속았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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