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연세아란산부인과 자연분만 후기
(2024년 7월 - 38주 4일 출산)
정말 이 순간이 오고 말았네요
그동안 고생한 우리 와이프
진정한 엄마의 희생과 용기를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그 하루 이야기를 정리해 봅니다
조금 기억이 틀렸을 수는 있어요 ^^
출산 예정일을 약 10일 정도 남겨둔 시점
마지막으로 유도분만일을 잡기 위해서 병원을 방문했었습니다
하지만 뭔가 느낌이 싸~했어요
이날 하지 않으면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제대혈도 이날 바로 계약했습니다
그리고 미사동을 돌아다니며 요거트 아이스크림, 수제 케이크, 푸딩 등
와이프가 먹고 싶어 하는 것을 모두 사 먹었어요
이상하게 오늘 다 먹여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00:00 AM - 진통 시작
그날 밤 아내의 진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가진통이려니 시간을 보내며 옆에서 지켜보았어요
그리고 미리 설치해 놓은 이 어플로 진통주기를 체크했습니다
*02:00 AM - 진진통 확정
약 2시간 정도 체크하다보니 어플에서 병원에 가라는 알림이 뜨더군요
먼저 와이프에게 압박 스타킹을 신겨주고, 미리 싸놓은 출산가방을 꺼내놓고, 나머지 챙길 것들을 확인했죠
하지만 와이프는 자궁구가 조금이라도 더 열리고 병원에 가고 싶어 해서 조금 더 버티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일찍 병원에 가도 가만히 침대에 누워있어야 하는 게 더 힘들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03:00 AM - 병원으로 출발
몸을 가눌 수 있는 선에서 한 시간 정도를 더 버티고 난 후 마침내 병원으로 가기로 결정했어요
병원 분만실에 미리 연락하고 자차로 출발했습니다
(진료시간 외에 연락할 수 있는 분만실 연락처를 미리 아래와 같이 받아 놓았었어요)
[네이버 지도 링크]
*03:30 AM - 병원 도착
출산가방은 차에 두고, 옷가방 하나만 가지고, 5층 분만실로 향했어요
옷가방에는 다음과 같이 들어있었습니다
[빈 텀블러, 제대혈 키트, 산모수첩, 지갑, 휴대폰 충전기 등]
5층에 내려서 문 앞에 벨을 누르니 간호사 분이 나오셨는데요
먼저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했어요 (아직도?)
그리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와이프에게 여러 가지 동의서 작성을 요구했습니다
생각보다 작성해야 하는 서류가 많더라고요
아파하는 와이프가 직접 여러 번 사인하는 모습을 보니 조금 마음이 불편했어요
이런 건 좀 들어가서 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리고 제대혈 키트를 전달해 드렸어요
그다음 문 하나를 들어오면 또 다른 문이 하나 있었는데요
오른편 신발장에서 실내화로 갈아 신고, 와이프 혼자 내진을 하러 들어갔습니다
꽤 오랜 시간 거진 30분 가까이 여기서 혼자 대기해야 했어요
인생에서 처음 맞이하는 순간이라 조금은 긴장하면서 기다렸던 것 같아요
*04:00 AM - 남편 분만실 입장 (=아내 - 정맥주사 & 관장)
거진 4시쯤이 넘어서야 저 역시 분만실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던 그 시간 동안 와이프는 이미 분만 중 신속히 수혈하거나 지혈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정맥 주사를 맞아 혈관을 확보해 놓고, 수액을 맞으며 관장까지 해서 속을 비우고 누워있는 상태였어요
그리고 마취과 의사 분이 필요할 때 바로 무통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척추 쪽에 관을 삽입해 놓고 가셨습니다
배 위에는 태아의 심장 박동 수와, 진통 정도를 볼 수 있는 분만 감시 장치를 부착하고 있었고요
와이프는 추운지 다리를 엄청 떨고 있었습니다
물어보니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그런 거니 최대한 긴장을 풀고 있으라고 하더군요
손으로 만져보니 발도 많이 찼어요
그래서 저는 아래쪽에 앉아서 와이프의 발을 담요로 감싸고 계속 주물러 주었습니다
이때 자궁구는 이제 겨우 2cm 정도 열린 상태였어요 ㄷㄷ
아내가 너무 아파하면서 무통주사를 원했는데 이 정도 열린 상태에서는 맞출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분만실]
생각보단 방이 협소하다고 느껴졌어요
그리고 개별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TV가 있기는 했지만 진통으로 아파하는 와이프를 옆에 두고 켤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주치의는 임신 전부터 10달 가까이 잘 진찰해 주신 '김진하 선생님'이셨습니다
*05:00 AM - 무통주사
자궁구가 더 열리기 전까지 그동안 저는 간호사분의 허락을 받고 와이프를 옆으로 눕혀서 팔, 다리, 등, 머리 등을 돌아가며 주물러 주고, 계속 호흡을 시키려 유도했습니다
무통주사를 맞으려면 자궁구가 최소 3~4cm 이상 열려야 하는데요
너무 빨리 마취를 하면 자궁 수축이 억제되어 자궁구가 제대로 열리지 못하기 때문이래요
와이프는 거진 30분에 0.5cm 정도씩 열렸던 것 같습니다
마취 주사를 맞으면 통증이 약 20% 이하로 줄어든다고 하는데요
극심한 고통을 느끼던 와이프도 주사를 맞으니 한동안 확실히 덜 아파하더라고요
마취 효과는 약 2시간 정도 가는 것 같더군요
잠 한숨 못 자고 있던 와이프도 이 시간 동안이라도 잠시 눈을 붙일 수 있었어요
아내가 조금 안정되니 저 역시 졸음이 밀려왔습니다
최대한 버티려고 했는데 정말 참기 어렵더군요...
결국 옆에 있던 간이 의자를 펼쳐서 저 역시 1시간 정도 잠을 청했습니다
*07:00 AM - 무통주사
*09:00 AM - 무통주사
자궁구가 열리는 경과를 지켜보며 약 2시간 간격으로 무통 주사를 맞았습니다
그렇게 총 3번 정도 맞았던 것 같아요
마취가 풀려갈 때마다 와이프는 심한 진통을 보였어요
그렇게 6시간 가까이 힘든 시간을 보낸 후에야 자궁구가 10cm 가까이 열렸습니다
그동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옆에서 따라 하지 못하더라도 계속해서 호흡을 같이하며 유도하고, '잘하고 있다'라고 격려하고, 손을 꼭 잡아주는 것뿐이었습니다
호흡법과 출산 전 마사지는 다음 맘똑티브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많이 도움받았어요
링크 남겨드립니다
*10:00 AM - 양가 부모님들께 연락
와이프는 출산 전까지 부모님에게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서 알리고 싶지 않아 했는데요
항상 장모님께서 이 시간 즘 와이프의 컨디션을 확인하셨기 때문에 분만 직전에라도 말씀드리자고 설득했어요
구체적이지는 않게 "오전 중에 나올 것 같아요" 정도로만 연락을 돌렸습니다
*11:00 AM - 출산 & 제대혈
분만 한 시간 전 즘 충분히 자궁구가 열리고, 간호사분이 양수를 터트렸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기를 최대한 내리기 위해서 본격적으로 힘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자세는 아래 사진과 같았어요
위 링크된 맘똑티비 출산 호흡법 영상을 본 것이 정말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해당 채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한 손으로는 아내의 머리를 받쳐주었고, 나머지 한 손으로 허벅지를 함께 잡아당겨주었어요
숨을 들이마신 후 변을 보듯 힘을 주는 방식으로 함께 여러 번 반복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와이프가 정말 많이 아파하는 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와이프는 최대한 아기가 빨리 나오게 하기 위해서 쉬지 않고 호흡하며 힘주었어요
정말 이 순간만큼은 와이프가 너무 대단해 보였습니다
나라면 이렇게 아픈데도 참고 계속해서 힘을 줄 수 있을까?
이 고통을 참고 자연분만으로 아기를 낳는 모든 엄마들에게 존경심이 생겼어요
그렇게 최대한 아기를 내려놓은 후 간호사 분께서 주치의를 부르셨어요
10시 반 즘 주치의 선생님께서 오셨고, 저는 분만실을 나와 병원옷을 입은 뒤 마지막 분만 준비를 하는 동안 잠시 밖에서 대기했어요
그렇게 10분 정도가 흘렀을까요?
이제 곧 출산할 것 같다며 저를 다시 불렀습니다
그렇게 다시 들어간 분만실에서는 와이프가 온 힘을 다해서 힘을 주고 있었어요
저는 좀 전에 하던 대로 옆에서 다시 와이프가 힘을 주도록 도왔어요
그리고 정각 오전 11시 우리 아이가 세상밖으로 나왔습니다
아기를 보기 전 고생한 와이프를 먼저 챙겼어요
"고생했어"
그리고 바로 탯줄을 직접 잘랐습니다
이 순간이 어떨까 이전부터 상상해 왔는데 너무 순식간에 일들이 벌어지니 생각보다 덤덤했던 것 같아요 ㅎㅎ
그리고 아기는 옆으로 옮겨져서 몸상태 확인을 했습니다
이때부터 폰을 들고 열심히 사진과 영상을 찍었어요
왜냐하면 와이프가 최대한 많은 사진을 남겨놓으라고 신신당부했었거든요ㅎㅎ
먼저 이물질들을 제거해 주고, 손&발가락 개수를 확인하고, 마지막에 출생정보가 적힌 발찌를 채워주더군요
탯줄이 묶이고 아기가 우렁차게 울기 시작한 그 순간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스쳐가기 시작했어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뭉클'이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진짜 뭉클했던 순간은 바로 그다음이었죠
아기를 감싸고 와이프에게 처음 안겨주던 그 순간
그렇게 아파하던 아내가 아기를 보자 안심하고, 흐느끼며 태명을 불러주던 그 순간
그 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스럽고, 경이로웠는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직접 본 그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을 사진이 아니라 영상으로 남기지 못한 게 너무 후회될 정도로요 ㅎㅎ
솔직히 사진을 아무리 많이 찍어도 살아 숨 쉬는 영상의 그 감성을 따라갈 수는 없더군요...
원래 연세아란에서는 영상촬영은 불가하다고 했었는데요
저는 그냥 아기 위주로만 촬영했습니다
도저히 이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생생하게 안남길 수 없겠더라고요
이렇게 아기를 확인하는 동안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바로 제대혈 채취를 해주셨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꽤 많은 양이었던 것 같아요
제대혈 보관의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 남겨두었습니다
그리고 아기를 무사히 낳도록 도와주신 의사 & 간호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전했습니다
정말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이내 남편인 제가 직접 아기를 안고 좌측 끝에 위치한 신생아실로 향했어요
오히려 아기를 처음 안고 그 짧은 거리를 걸은 그 순간이 가장 긴장되었어요 ㅎㅎ
*11:30 AM - 출산 소식 전하기 (면회시간 및 주차 안내)
맘 편히 양가 어른들에게 출산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면회시간은 병실을 배정받아야 알려드릴 수 있었어요
왜냐하면 병실마다 지정된 면회 시간이 다르거든요
면회 시간은 10분으로 매우 짧았어요
병실 입실은 불가했고, 아기 면회시간에 복도에서 같이 보는 것만 가능했어요
병원 본 건물은 무료 주차가 가능하나, 만 차시 옆건물 유료주차를 이용해야 한다고 알려주세요
*12:00 PM - 아기 젖물리기 & 기념사진 촬영
출산 후 약 한 시간 정도가 지난 후에야 아기가 다시 분만실로 찾아왔어요~
아기를 좀 더 깔끔하게 해 주고, 엄마의 젖을 물리기 위해서 데리고 온 거죠
정말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그리고 아기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해 주었습니다
둘 다 거진 밤을 새우고 퀭한 상태로 찍었네요 ㅎㅎ
그래도 무사히 출산을 맞춰서 행복했습니다
나중에 이렇게 촬영해 간 사진과 아기의 발바닥 사진을 찍어서 아기 수첩을 만들어주더군요
아기의 출생 무게, 키 등 기본적인 정보들은 적어줍니다
또 앞으로 맞아야 할 예방 접종 기록표까지 들어가 있어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14:00 PM - 출산가방 챙겨 오기 & 병실로 이동(가격)
병실로 옮기기 전 미리 차에 가서 출산 가방(케리어)을 챙겨 왔습니다
병실 총 12개
[VIP실 1개 - 25만 원 / 1인실 10개 - 15만 원 / 창문 없는 1인실 1개 - 12만 원 / 3인실 1개]
하필이면 분만 당일 남아있는 병실은 창문 없는 1인실과 VIP 실뿐이었어요
와이프는 일단 창문이 없는 1인실로 가자고 하였고, 일반실이 나오면 바로 옮겨달라고 요청해 놓았습니다
(덕분에 면회시간도 한번 변경되었었어요 ;;)
6층 병실로 이동
전체적인 분위기는 깔끔했어요
복도에는 전자레인지와 정수기, 보급품 등이 있는 탕비실과 휴게실이 있었고요
아마도 이 휴게실에서 이전에 면회를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우선 창문 없는 병실입니다
처음에 들어섰을 때는 창문이 없어도 그리 나쁘지 않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침대는 전동식으로 각도 조절이 가능했고요
공기압으로 종아리를 주물러주는 마사지기가 달려있었어요
그리고 화장실에는 좌욕기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최대한 많이 사용하세요
쓰면 쓸수록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회음부 방석, 드라이기, 산모 패드, 휴지, 남편 이불 등이 비치되어 있네요
[병실 이용 안내]
[병실 식사]
출산 후 점심 식사를 권유했지만 와이프의 컨디션 문제로 저녁식사(오후 5시)로 첫 식사를 미뤘어요
다음은 병실에 있는 동안 와이프가 먹었던 식단입니다
병원식이라서 메뉴도 심플하고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어요
남편도 식사를 하고 싶다면 끼니당 8천 원 정도를 추가로 내야 합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잠시 있었는데요
처음엔 괜찮았지만 확실히 창문이 없으니 이내 답답함이 느껴지더라고요
천만다행으로 그날 저녁 일반실 하나가 나와서 옮길 수 있었어요
여기가 그 방입니다
확실히 창문이 있고 없고 차이가 크더라고요
저녁을 먹고 드디어 저녁 아기 면회 시간
설레는 맘으로 다시 5층 신생아실 앞으로 내려갔습니다
직접 볼 수는 없었고요
병원에 입원해 있는 3일간 유리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정해진 시간에 10분간만 바라볼 수 있었어요
곤히 잠들어있는 우리 아기가 어찌나 이뻐 보이고 인형 같던지
남자가 보아도 볼 때마다 사랑스럽더라고요 ㅎㅎ
마지막으로 다음날 아기 면회가 끝나고 다음과 같이 출산 선물을 받았네요
아마도 병원에서 협찬받고 있는 상품들 같았어요
[속싸개, 겉싸개, 분유, 기저귀, 연고, 세탁세제, 젖병, 물티슈 등]
너무 길어졌네요
여기까지 출산 하루동안의 일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은 아래 링크와 같이 제가 할 일들을 미리 정리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ㅎㅎ
[출산 시 남편의 역할]
[임신 출산 육아 대백과 판매 링크]
'쿠팡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출산 용품 리스트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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